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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 28 Dec, 2025
버그 수정 확인 - 개발자와의 그 짧은 대화
버그 수정 확인 - 개발자와의 그 짧은 대화 그 한마디 "민수씨, 수정했어요." 슬랙 메시지다. 오전 10시 43분. 어제 등록한 버그. JIRA-4521. 로그인 후 프로필 사진 안 뜨는 거. Priority: High. 배포 2일 전이다. "확인하겠습니다." 답장 보내고 빌드 받는다. 20분 걸린다.설치 완료. 로그인한다. 프로필 사진 뜬다. "오, 됐네?" 근데 뭔가 이상하다. 로그아웃했다가 다시 들어간다. 안 뜬다. 다시 켜본다. 뜬다. 앱 강제 종료. 재실행. 안 뜬다. "아..." 두 번째 메시지 "재현 스텝이요." 슬랙에 쓴다. 스크린샷 3장 첨부.로그인 앱 강제 종료 재실행 프로필 사진 안 뜸개발자 답장. 5분 후. "아 그건 캐시 문제일 거예요. 다음 빌드에서 볼게요." Priority가 High에서 Critical로 바뀐다. 배포 2일 전인데. 점심 먹으러 간다. 김치찌개 맛이 없다. 오후의 반복 오후 2시. 새 빌드 온다. "이번엔 진짜 고쳤습니다." 설치한다. 같은 시나리오 돌린다. 된다. 10번 반복한다. 다 된다. "좋아." 근데 직감이 있다. 뭔가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네트워크 끊어본다. 와이파이 껐다 켠다. 프로필 사진 깨진다. 엑스박스 아이콘. "하..."그 짧은 대화 개발자 자리로 간다. 3미터 거리. "저기요, 네트워크 상태 변경하면..." "아 맞다. 그것까지는 못 봤네요." "언제 가능할까요?" "음... 내일 오전?" 배포 하루 전이다. "네, 기다릴게요." 자리 돌아온다. TestRail에 체크한다. "Fixed (Partial)". 커피 마신다. 네 번째다. 신뢰의 문제가 아니다 '수정했어요'를 못 믿는 게 아니다. 개발자가 거짓말하는 것도 아니다. 그냥 '수정했다'의 정의가 다른 거다. 개발자: "코드 수정했다 = 수정 완료" QA: "모든 시나리오 통과 = 수정 완료" 이 간극. 매번 경험한다. 신입 때는 속상했다. "왜 대충 고쳐?" 3년 차쯤 깨달았다. 개발자는 자기가 고친 케이스만 본다. 당연하다. 시간도 없고, 엣지 케이스는 생각 안 난다. 그게 QA 역할이다. 근데 이걸 설명하기 힘들다. "의심해서 죄송합니다" 같은 느낌 들 때 있다. 체크리스트 버그 수정 확인할 때 내가 하는 것.리포트한 시나리오 그대로 (기본) 반대 순서로 빠르게 연속으로 느리게 하나씩 네트워크 끊고 백그라운드 갔다가 권한 꺼보고 다른 기기에서 이전 빌드랑 비교 관련 기능 리그레션10개 다 하면 30분 걸린다. 시간 없으면? 줄인다. 근데 줄이고 나서 배포하면 불안하다.내일 오전 다음 날. 9시 30분. 빌드 온다. "네트워크 이슈 수정" 설치. 테스트 시작. 로그인. 정상. 앱 종료. 재실행. 정상. 네트워크 끊기. 정상. (캐시된 이미지 표시) 와이파이 켜기. 정상. (이미지 갱신) 비행기 모드. 정상. LTE 전환. 정상. 10번 반복. 다 정상. "됐다." JIRA 상태 변경. "Verified". 개발자한테 슬랙. "확인 완료했습니다." 답장. "감사합니다 ㅎㅎ" 이 'ㅎㅎ'에 안도가 느껴진다. 그래도 나오는 버그 배포했다. 다음 날 아침. CS 문의 들어온다. "프로필 사진이 다른 사람 걸로 나와요." "...뭐?" 재현 안 된다. 우리 계정으로는. CS팀이랑 통화한다. 자세한 상황 듣는다. "아, 계정 두 개로 번갈아 로그인하셨구나." 테스트 안 한 시나리오다. 핫픽스 들어간다. 개발자: "QA에서 확인 안 하셨어요?" "..." 말 안 한다. '계정 두 개 케이스는 스펙 문서에 없었는데요' 같은 거. 버그 등록한다. JIRA-4527. "계정 전환 시 프로필 사진 캐시 이슈" Priority: Critical. 완벽한 검증은 없다 4년 했다. 깨달은 거. 모든 케이스 다 볼 수 없다. 시간도 부족하고, 상상력도 한계 있다. 그래도 최대한 본다. 개발자가 '수정했어요' 하면, 믿으면서도 의심한다. 이상한 관계다. 근데 이게 QA다. 신뢰는 '맹신'이 아니라 '검증 후 확신'이다. 대화가 쌓이면 6개월 함께 일한 개발자가 있다. 처음엔 서로 불편했다. 나: "여기 또 재현돼요." 개발자: "제 폰에선 안 그러는데요." 이게 한 달 반복됐다. 근데 어느 순간부터. 개발자: "민수씨, 이 케이스도 확인 부탁드려요." 자기가 놓칠 수 있는 거 미리 말한다. 나: "네트워크 전환이랑 권한 쪽 집중적으로 볼게요." 확인 범위 얘기한다. 대화가 짧아졌다. 근데 신뢰는 더 깊어졌다. '수정했어요'의 의미를 서로 안다. "코드는 고쳤고, 기본 케이스는 확인했다. 나머지는 QA가 봐줄 거다." 이걸 말 안 해도 안다. 금요일 저녁 배포 직전. 6시. 마지막 빌드 확인 중이다. 개발자가 지나가다 묻는다. "민수씨, 그거 됐어요?" "네, 확인 중이에요. 10분 후에 답 드릴게요." "네, 감사합니다." 10분 후. 슬랙. "최종 확인 완료. 배포 가능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배포 버튼 누른다. PM이. 모니터링 시작한다. 나랑 개발자랑. 30분 후. 특이사항 없다. "오늘은 괜찮은가 봐요." 개발자가 웃는다. "민수씨가 확인해서 그런 거죠." "에이, 뭘요." 근데 기분 좋다. 그 짧은 대화의 무게 "수정했어요." 세 글자다. 네 음절. 근데 이 뒤에 30분 검증이 있다. 10가지 시나리오가 있다. 불안과 확신이 있다. 개발자는 코드를 고친다. QA는 수정을 검증한다. 둘 다 필요하다. '수정했어요'를 믿는 건 맹신이 아니다. 검증하겠다는 약속이다. 퇴근길 7시 반. 집에 간다. 지하철에서 앱 켠다. 우리 서비스 아닌 거. 로그인한다. 프로필 사진 확인한다. "잘 뜨네." 앱 종료했다가 다시 켠다. 프로필 사진 안 뜬다. "..." 다른 회사 QA 생각한다. '쟤도 지금 야근 중이겠네.''수정했어요' 뒤에는 '확인하겠습니다'가 따라온다. 이 짧은 대화가 품질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