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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실 안 '스펙 토론' vs 카톡 '스펙 변경' - 소통의 미로

회의실 안 '스펙 토론' vs 카톡 '스펙 변경' - 소통의 미로

회의실 안 '스펙 토론' vs 카톡 '스펙 변경' - 소통의 미로 오전 10시, 기획 회의 회의실에 앉았다.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그리고 나. "이번 업데이트 스펙입니다." 기획자가 화면을 띄운다. 1시간 동안 이야기했다. 로그인 플로우 변경, 버튼 위치 수정, 에러 메시지 개선. 꼼꼼히 적었다. 엣지 케이스 질문했다. "네트워크 끊기면요?" "로그인 실패 3번 하면요?" 회의록이 공유됐다. Confluence에 올라갔다. 깔끔하다. 이제 이대로 테스트하면 된다. 그게 아니었다.오후 3시, 카톡이 울린다 "민수님~ 로그인 화면 버튼 색깔 바뀌었어요 ㅎㅎ" 기획자 카톡이다. 개인 톡으로 왔다. 아침 회의에서 파란색이라고 했는데 이제 빨간색이란다. "디자이너님이 UX 고려해서 바꿨대요~" 적었다. 메모장에. 하지만 이건 시작이었다. 4시. 개발팀 단톡방. "에러 메시지 텍스트 좀 바꿨습니다. '네트워크 오류' → '연결 실패' 더 직관적이죠?" 누가 결정했지? 회의에선 안 나온 이야기다. 그런데 이미 코드에 반영됐단다. 5시. 디자이너 개인 톡. "민수님 아이콘 사이즈 2px 줄였어요. 전체적 밸런스 위해서요." 2px. QA가 확인해야 할까? 해야 한다. 다른 화면에서 깨질 수 있다. 6시. 기획자가 전체 톡방에. "아 맞다, 로그아웃 후 자동 로그인 팝업 빼기로 했어요. CEO님 피드백이요." 언제 결정났지? 오전 회의 후 점심때 CEO랑 얘기했단다.퇴근 전, 테스트 범위 재정리 노트북 앞에 앉았다. 테스트 케이스를 다시 봤다. 아침에 정리한 거다. 이제 절반이 틀렸다. 버튼 색깔, 메시지 텍스트, 아이콘 사이즈, 팝업 제거. 전부 카톡으로 통보됐다. TestRail 들어갔다. 케이스 수정한다. 20개가 영향 받는다. 한 시간 걸렸다. 문제는 따로 있다. 내가 못 본 톡이 있을까? 개인 톡, 팀 톡, 전사 톡. 3개 채널을 다시 확인했다. 있었다. 오후 2시, 개발자 A가 개발팀 톡방에 올린 거다. "로딩 인디케이터 라이브러리 바꿨습니다. 디자인은 같은데 애니메이션이 좀 달라요." 나는 기획 톡방만 보고 있었다. 놓쳤다. 이게 3번째다. 이번 달만. 왜 카톡으로 바뀌는가 생각해봤다. 회의는 무겁다. 시간 잡아야 하고, 사람 모아야 하고, 안건 만들어야 한다. 작은 변경에는 과하다. 카톡은 가볍다. 생각나면 바로 보낸다. 30초 걸린다. "아 이거 바꿔야겠다" 싶으면 타이핑한다. 문제는 QA는 무거운 일을 한다는 거다. 작은 변경도 전체 시나리오를 확인해야 한다. 버튼 색깔 하나 바뀌어도 명암비 체크, 다크모드 확인, 장애인 접근성 검토.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개발자는 코드 한 줄이다. 기획자는 문서 한 줄이다. QA는 테스트 케이스 20줄이다. 온도 차이가 크다. 그리고 실시간성. 카톡은 지금 당장이다. "이거 오늘 반영할게요~" 확인 요청이 아니라 통보다. 이미 PR 올라갔다. 내일 배포 예정이다. 회의는 합의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의견 묻는다. 카톡은 공지다. "이렇게 했어요." 사후 통보다.놓치지 않으려고 한 것들 처음엔 그냥 열심히 봤다. 모든 톡방을 10분마다 확인했다. 일이 안 됐다. 테스트하다가 톡 보고, 톡 보다가 테스트하고. 집중이 안 된다. 그래서 규칙을 만들었다. 1. 톡 확인 시간 정하기 오전 11시, 오후 3시, 퇴근 전. 3번만 본다. 긴급한 건 전화 오라고 했다. 실제로 긴급한 건 거의 없었다. 효과는 있었다. 테스트 집중도가 올라갔다. 하지만 변경사항 놓치는 건 그대로였다. 오후 3시에 확인하는데 2시에 올라온 변경이 4시 빌드에 들어간다. 2. '스펙 변경' 키워드 검색 퇴근 전에 했다. 모든 톡방에서 '변경', '수정', '바꿨', '추가' 키워드 검색. 30분 걸렸다. 건졌다. 개발자가 "참고로 이거 수정했습니다" 하고 지나간 거. 기획자가 "아 이거 빼는 걸로" 한 거. 전부 찾아냈다. 문제는 매일 30분이 들어간다는 거다. 그리고 키워드 없이 올라온 건 못 찾는다. "네 알겠습니다" 하고 끝난 대화. 뭘 알겠다는 건지 위로 스크롤해야 안다. 3. 변경사항 정리 스레드 만들기 팀 톡방에 제안했다. "스펙 변경은 여기에만 올려주세요." 고정 메시지로 공지했다. 일주일 갔다. 그 다음 주엔 다들 잊었다. 여기저기 흩어졌다. 습관이 안 됐다. 4. 회의록에 실시간 업데이트 Confluence 페이지를 살려보려고 했다. "변경사항 로그" 섹션을 만들었다. 카톡 내용을 직접 복사해서 붙였다. 나만 했다. 다른 사람은 안 했다. 결국 내가 모든 톡을 확인해서 옮기는 일이 됐다. 이중 작업이다. 개발자 민준이와 대화 커피 마시러 나갔다. 민준이를 만났다. 시니어 개발자다. "형, 스펙 변경 왜 톡으로만 말해요?" "아 그거? 회의록 수정하기 귀찮아서요." 솔직하다. "그런데 제가 놓치면 버그 되잖아요." "그러게요. 근데 작은 건데 또 회의 잡기는..." 이해는 간다. 회의는 무겁다. 30분 회의 잡으려면 시간 조율에 1시간 걸린다. 그냥 톡으로 끝내면 1분이다. "그럼 톡방 하나 만들까요? 변경사항 전용." "이미 톡방 10개인데요." 맞다. 전사 톡, 팀 톡, 프로젝트 톡, 배포 톡, 긴급 톡. 또 만들면 혼란만 더하다. "Jira 티켓에 코멘트는요?" "음... 티켓 번호 찾기 귀찮아요." 결국 편의성이다. 카톡이 제일 쉽다. 앱 열면 바로 있다. 생각나면 바로 친다. 그럼 QA가 적응해야 하나? 아니면 프로세스를 바꿔야 하나? 기획자 지은이와 점심 지은이는 기획 3년차다. 같이 도시락 먹었다. "지은아, 스펙 바뀔 때 QA한테 어떻게 알려주는 게 좋을까?" "음... 톡으로 말하면 안 돼요?" "그런데 제가 못 볼 수도 있잖아요." "아 그럼 멘션 달게요?" 멘션. 생각 못 했다. "근데 톡방이 여러 개라서요. 어디에 달아야 하는지..." "그것도 그렇네요." 지은이도 고민이 있었다. 작은 변경을 회의록에 쓰려면 Confluence 들어가야 한다. 로그인하고, 페이지 찾고, 수정 권한 확인하고. 5분 걸린다. "그냥 빠르게 전달하고 싶거든요. 그래야 까먹기 전에..." 까먹기 전에. 여기 핵심이 있다. 스펙은 생각의 흐름이다. 회의 끝나고 점심 먹다가 생각난다. "아 저거 이렇게 하는 게 낫겠다." 메모 안 하면 잊는다. 그래서 바로 카톡 친다. 기획자 입장에선 합리적이다. QA 입장에선 파편화다. 결국 찾은 방법들 완벽한 답은 없었다. 그래도 조금 나아졌다. Daily Sync 15분 매일 오전 10시. 서서 한다. 기획자, 개발자, QA. 어제 바뀐 것들 빠르게 공유. 톡으로 올린 것도 여기서 다시 말한다. 처음엔 귀찮아했다. "톡으로 했는데 또요?" 그래도 밀어붙였다. 2주 지나니 자연스러워졌다. 효과가 있다. 민준이가 "아 그거 로딩 바 바꿨어요" 하면 내가 바로 묻는다. "애니메이션 속도도 달라졌어요?" "네." 바로 확인된다. 톡에선 이런 대화가 안 된다. 물어보면 답이 30분 뒤 온다. 일하다가 까먹는다. 변경사항 라벨링 톡에 규칙 하나 만들었다. 스펙 변경 메시지 앞에 "[변경]" 붙이기. "[변경] 로그인 버튼 색상 빨강으로 수정" 이러면 검색이 쉽다. "[변경]" 키워드로 찾으면 다 나온다. 100% 지켜지진 않지만 60% 정도는 된다. 처음보단 낫다. 빌드 노트 강제화 개발자가 빌드 올릴 때 변경사항 써야 한다. TestRail에 자동으로 올라간다. 안 쓰면 빌드 배포 안 된다. "버튼 색상 변경", "에러 메시지 텍스트 수정", "팝업 제거". 짧아도 좋다. 있으면 된다. 민준이가 처음엔 짜증냈다. "이거 쓰는 시간에 코드 한 줄 더 쳐요." 그래도 지금은 쓴다. 익숙해졌다. QA 입장에선 생명줄이다. 빌드 받으면 제일 먼저 본다. 뭐가 바뀌었는지 알아야 테스트한다. 주간 스펙 리뷰 금요일 4시. 1시간. 이번 주 바뀐 것들 전체 리뷰. 회의록 업데이트한다. 톡에 흩어진 내용들을 정리한다. 귀찮다. 하지만 안 하면 더 귀찮다. 다음 주에 "이거 언제 바뀌었어요?" 물으면 아무도 모른다. 톡 검색하면 3주 전 나온다. 문서화는 미래의 나를 위한 거다. 여전히 어려운 것들 나아졌지만 완벽하진 않다. CEO 직접 지시는 막을 수 없다. "이거 이렇게 바꿔" 하면 기획자가 바로 반영한다. QA 거치지 않는다. 배포 전날 알게 된다. 디자이너 판단 변경도 그렇다. "이게 더 예쁘잖아요" 하면서 바뀐다. 미학적 결정은 회의 안 거친다. QA는 나중에 본다. 개발 중 발견한 기술적 한계. "이거 안 돼요. 다르게 할게요." 이미 코드 바뀌었다. QA는 테스트하면서 안다. "어? 스펙이랑 다른데?" "아 그거 안 돼서 바꿨어요." 실시간 협업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다. 빠르게 바뀌는 건 좋다. 시장 반응 보고 즉시 수정한다. 경쟁사 기능 보고 바로 추가한다. 민첩하다. 하지만 QA는 따라가기 힘들다. 품질 확인은 시간이 필요하다. 빠른 변경과 꼼꼼한 테스트는 반대 방향이다. 어디서 균형을 잡아야 할까? 결국 사람 문제 프로세스를 아무리 만들어도 안 지켜지면 끝이다. "Daily Sync 하자" → 2주 뒤 흐지부지 "변경사항 라벨 붙이자" → 반만 지켜짐 "빌드 노트 쓰자" → 형식적으로만 왜 안 될까? 귀찮아서다. 개발자는 코드 짜는 게 일이다. 문서 쓰는 건 부가 업무다. 기획자는 기획하는 게 일이다. 회의록 업데이트는 귀찮다. QA만 문서를 생명처럼 여긴다. 테스트 케이스가 없으면 일을 못 한다. 변경사항 모르면 버그를 놓친다. 그래서 QA가 더 적극적으로 물어봐야 한다. "혹시 바뀐 거 있어요?" 매일 묻는다. 귀찮게 군다. 안 그러면 놓친다. 좋은 QA의 조건: 귀찮은 사람. 농담 아니다. 계속 확인하고, 계속 물어보고, 계속 문서화한다. 안 그러면 품질이 무너진다. 다른 회사는 어떨까 QA 커뮤니티에 물어봤다. A사: Jira 티켓 필수. 스펙 변경은 무조건 티켓. 카톡 금지. 티켓 없으면 테스트 안 함. 엄격하다. 부럽다. 우리 회사는 안 될 것 같다. "티켓 만들기 귀찮아요" 할 게 뻔하다. B사: Slack 스레드 활용. 변경사항은 특정 채널에만. 봇이 자동으로 문서 업데이트. 좋다. 하지만 우리는 카톡이다. Slack 도입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익숙한 게 카톡인데..." C사: 주간 빌드만 테스트. 일일 변경 추적 안 함. 큰 변경만 확인. 이건 포기 아닌가? QA가 할 일을 줄인 거다. 품질은? D사: QA가 기획 회의 필참. 모든 결정 자리에 있음. 이상적이다. 하지만 회의가 너무 많아진다. 하루 종일 회의만 하다가 끝날 수도. 정답은 없다. 회사마다 다르다. 우리 회사에 맞는 걸 찾아야 한다. 내가 배운 것 완벽한 프로세스는 환상이다. 사람이 하는 일이라 늘 구멍이 있다. 카톡으로 통보되고, 회의록은 늦게 업데이트되고, 작은 변경은 놓친다. 그래도 할 수 있는 것:매일 물어보기. "바뀐 거 있어요?" 빌드마다 변경사항 확인. 눈으로 직접. 톡방 검색. 매일 키워드 검색. 문서화. 내가 직접. 남 기대 안 함. 관계 유지. 개발자, 기획자랑 친하게. 그래야 먼저 말해줌.특히 5번이 중요하다. 민준이랑 친하니까 "아 민수님, 이거 바꿀 건데 확인해주세요" 미리 말해준다. 지은이랑 친하니까 "민수 오빠, 이거 변경 예정인데 큰 거예요?" 물어본다. 프로세스보다 관계가 강하다. QA는 까칠하면 안 된다. "왜 말 안 했어요?" 따지면 다음엔 더 안 말해준다. "아 그랬구나, 알려줘서 고마워요" 해야 다음에도 말해준다. 버그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사람 사이에서 정보 찾는 일도 중요하다. 오늘도 카톡이 온다 퇴근 10분 전이다. 카톡이 울렸다. "민수님~ 내일 배포인데 버튼 텍스트 살짝 바꿨어요. '확인' → '완료'. 뉘앙스 차이요 ㅎㅎ" 한숨 나온다. 또 케이스 수정해야 한다. 하지만 화내지 않는다. "알겠습니다~ 확인할게요" 답장 보낸다. 노트북 연다. TestRail 들어간다. '확인' 검색한다. 7개 케이스가 나온다. 전부 '완료'로 바꾼다. 10분 걸렸다. 내일 아침 빌드 받으면 확인한다. 정말 바뀌었는지. 다른 곳은 안 바뀌었는지. 버튼 크기는 괜찮은지. 이게 내 일이다. 회의실에서 결정되든, 카톡으로 통보되든, 내가 확인해야 한다. 놓치면 버그가 된다. 유저가 발견한다. 별점 1점 리뷰 올라온다. "업데이트 후 이상해요." 그게 싫다. 그래서 오늘도 톡방을 확인한다. 검색한다. 물어본다. 문서화한다. 완벽할 순 없지만 최선을 다한다.카톡 알림 끄고 싶다. 하지만 그럼 놓친다. 딜레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