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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도 개발자인가? - 커리어 고민 밤샘 일지

QA도 개발자인가? - 커리어 고민 밤샘 일지

QA도 개발자인가? - 커리어 고민 밤샘 일지 새벽 2시, 자동화 코드 새벽 2시다. 파이썬 코드를 본다. Selenium 자동화 강의를 듣는다. 3개월째다. 주말마다 4시간씩 투자한다. 오늘은 로그인 자동화를 구현했다. ID 입력, 비밀번호 입력, 버튼 클릭. 10줄짜리 코드다. 근데 이게 개발인가? 아니면 그냥 스크립트인가?코드가 돌아간다. 로그인 성공. 기분이 묘하다. 수동으로 했으면 30초 걸렸을 것이다. 코드 짜는 데 2시간 걸렸다. 개발자들이 이런 기분인가. 스터디 모임에서 들은 질문 지난주 토요일. QA 자동화 스터디였다. 5명이 모였다. 다들 비슷한 고민이다. "너 나중에 뭐 될 거야? QA? 개발자?" 30대 형이 물었다. 6년차 QA다. "저는... 잘 모르겠어요." 솔직히 대답했다."나도 그랬어. 4년차 때." 형이 말했다. "근데 결국 선택해야 돼. 애매하게 가면 둘 다 안 되더라." 무겁게 다가왔다. 채용 공고를 본 날 월요일 오전. 점심시간에 사람인을 켰다. '자동화 QA 엔지니어' 공고였다. 우대사항:Python, Java 능숙자 CI/CD 구축 경험 API 테스트 자동화 성능 테스트 도구연봉 5000~6500만원. 다음 공고. '주니어 백엔드 개발자'였다. 자격요건:Python, Java 능숙자 RESTful API 개발 경험 데이터베이스 설계 Git, 협업 도구연봉 4500~6000만원. 요구사항이 비슷했다. 근데 커리어 방향은 다르다. 나는 뭘 준비해야 하나. 개발팀 민호 형과의 점심 화요일. 민호 형이랑 점심 먹었다. 4년차 백엔드 개발자다. 나랑 동갑이다. "형, 개발 재밌어?" 물었다. "재밌지. 근데 너도 코드 짜잖아. 자동화." "그게 개발이야?" "개발이지. 왜?"민호 형이 말했다. "QA도 개발자야. 요즘은. 자동화 못 하면 QA 아니잖아." "근데 나는 기능 개발은 안 하잖아." "그게 뭐 중요해? 코드로 문제 해결하면 개발자지." 설득력 있게 들렸다. 근데 마음 한구석이 불편했다. 팀장님과의 1:1 미팅 수요일 오후 4시. 팀장님과 분기 면담이었다. "민수씨 요즘 자동화 공부한다며?" "네. 주말마다 조금씩요." "좋아. 우리 팀도 자동화 전환 계획 있거든." 기대했다. 드디어 자동화를 할 수 있나. "근데 민수씨는 어떻게 가고 싶어? QA? 개발?" 똑같은 질문이었다.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말해볼까? 회사 입장에서는." 팀장님이 말했다. "자동화 QA는 애매해. 개발자만큼 대우 못 해주거든. 근데 매뉴얼 QA보다는 높게 쳐주지." 현실적인 이야기였다. "근데 자동화 잘하면 개발 전환도 가능해. 우리 회사에서 그런 케이스 있어." 선택지를 제시했다. "천천히 생각해봐. 급하지 않아." 급한 건 나였다. 연봉 계산기를 돌려본 밤 그날 밤. 연봉 계산기를 열었다. 현재: 4200만원 (세전) 실수령: 350만원 자동화 QA (5년차 예상): 5000만원 백엔드 개발자 (신입 전환 후): 4500만원 백엔드 개발자 (3년차): 6000만원 숫자만 봤다. 미래는 안 보였다. 돈만이 아니었다. QA로 10년 가면 뭐가 될까. 시니어 QA? QA 리드? 품질 관리자? 개발자로 전환하면? 주니어부터 다시 시작. 근데 천장이 높다. 머리가 아팠다. 여자친구의 질문 목요일 저녁. 지현이랑 통화했다. "오빠 요즘 고민 많지?" "어떻게 알았어?" "목소리 들으면 알지. 말해봐." 커리어 고민을 털어놨다. QA냐 개발이냐. "오빠는 뭐가 더 재밌어?" "버그 찾는 건 재밌어. 근데 코드 짜는 것도 재밌고." "그럼 둘 다 하면 안 돼?" "그게 쉽지 않대.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지현이가 웃었다. "오빠 생각 너무 많이 해. 일단 해보고 판단하면 안 돼?" 간호사답게 현실적이었다. "나도 처음엔 내과 갈지 외과 갈지 고민했거든. 근데 둘 다 해보니까 알겠더라." 맞는 말이었다. 금요일 오전, 버그 하나 금요일 오전 10시. 새 빌드가 올라왔다. 로그인 후 프로필 화면으로 이동하는 시나리오. 테스트 시작했다. 3번째 시도. 화면이 안 넘어간다. 버그다. 재현 스텝을 정리했다. Jira에 등록했다. 우선순위 High. 재현율 100%. 민호 형한테 슬랙 보냈다. "형, 로그인 후 프로필 이동 안 돼. #1234 확인 부탁." 10분 후. 답장 왔다. "확인했어. API 응답 지연 이슈야. 30분 안에 고칠게." 30분 후. 새 빌드. 테스트 통과. 이게 내 일이다. 문제를 찾고 전달한다. 개발자는 고친다. 역할이 다르다. 근데 둘 다 필요하다. 문득 생각했다. 나는 버그 찾는 걸 좋아한다. 스터디 과제, Python 크롤러 금요일 밤. 스터디 과제를 했다. 앱스토어 리뷰 크롤링하는 스크립트다. 100줄짜리 코드를 짰다. 3시간 걸렸다. 에러가 났다. 디버깅했다. 변수명 오타였다. 고쳤다. 돌렸다. 리뷰 500개가 CSV로 저장됐다. 희열을 느꼈다. 이게 개발이구나. 근데 동시에 생각했다. 이걸 매일 하고 싶나? 기능 설계하고, 코드 짜고, 리뷰 받고, 배포하는 일. 좋아 보였다. 근데 버그 찾는 재미를 포기할 수 있나. 토요일 오후, 커뮤니티 글 토요일 오후. QA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 "QA로 계속 가시는 분들, 어떤 이유인가요?" 댓글이 달렸다. "저는 품질 관리가 적성에 맞아서요. 개발보다 재밌어요." "자동화 QA 10년 했는데 후회 없습니다. 전문성 충분해요." "개발 전환했다가 다시 QA 왔어요. 제 길은 여기였어요." "둘 다 해봐야 압니다. 정답은 없어요." 다들 다른 길을 갔다. 근데 만족하는 사람도 있었다. 희망적이었다. 일요일 아침, 자동화 스크립트 수정 일요일 아침 10시. 지난주 짠 로그인 스크립트를 열었다. 개선하고 싶었다. Wait 조건을 추가했다. 에러 핸들링을 넣었다. 코드가 깔끔해졌다. 실행 속도도 빨라졌다. 뿌듯했다. 이게 코드 리팩토링이구나. 개발자가 된 기분이었다. 잠깐이지만. 그리고 생각했다. 나는 QA고 개발자다. 월요일 출근길, 결론 아닌 결론 월요일 아침 8시 30분. 2호선을 탔다. 고민이 정리됐다. 완벽하진 않지만. 나는 QA다. 버그를 찾는 게 좋다. 품질을 지키는 게 의미 있다. 근데 자동화도 한다. 코드도 짠다. 그것도 개발이다. 'QA 개발자'라는 길이 있다. 애매하지 않다. 그냥 다른 길이다. 백엔드 개발자처럼 연봉이 높진 않을 수 있다. 근데 내 적성에 맞는다. 개발 전환은 언제든 할 수 있다. 지금 당장 정할 필요 없다. 일단 자동화를 배운다. QA 전문성을 쌓는다. 코드 실력도 키운다. 그러다 보면 답이 나온다. 지현이 말대로 해보면 안다. 회사에 도착했다. 9시였다. 새 빌드를 확인했다. 테스트를 시작했다. 오늘도 버그를 찾는다. 코드로 자동화한다. 나는 QA 개발자다.정답은 없다. 그냥 내 길을 간다.